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_META_TITLE_ 휴관일입니다.



책이 보물이 되는 복합문화공간 서울책보고

오직서울책보고

《무덤 없는 주검》

작성일
2023.07.06.
조회수
439

오직서울책보고

 

《무덤 없는 주검》

인스타그램 업로드_2023년 2월 17일

 

 

서울책보고에만 있는 희귀하고 놀랍고 의미 있는 혹은 재미있는 책을 소개하는 오직서울책보고 2월에 두 번째로 인사드립니다. 🌸

 

KakaoTalk_20230216_114108867.jpg


오늘은 단기 4294년 그러니까 1961년에 발행된 책을 가져왔어요.⚡️

1961년에 발행됐으니 인간 나이로 하면 환갑이 넘은, 연륜이 넘치는 책이랍니다.

📜 60년이 지난 이 책이 어떻게 서울책보고까지 흘러들어왔을까요?

최근에 윤성근 작가님께서 헌책낙서수집광이라는 책을 내셨던데 작가님 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서울책보고 근무 5년차로 헌책에 적힌 낙서들을 조금은(!) 광적으로 수집하고 나름의 추리를 해보곤 한답니다.😏

 

KakaoTalk_20230216_114108867_02.jpg

 

KakaoTalk_20230216_114108867_05.jpg


<무덤 없는 주검> 외 1편, 쟝 폴 싸르트르 작, 양문사, 4294년 5월 1일 초판 발행

오늘 찾은 이 60년 넘은 책은 사실 조금 슬픈(?) 사연이 있더라고요. 

 

KakaoTalk_20230216_114108867_01.jpg

 

KakaoTalk_20230216_114108867_04.jpg

 

앞표지를 넘기면 OO대학교 장서 도장이 찍혀 있거든요. 그런데 뒤표지를 한 장 넘기면 제적도서 라는 도장이 찍혀 있습니다. 

저도 도서관에서 일할 때 정기적으로 장서 점검이라는 업무를 했었는데, 그때 도서관 보존서고에 내려가 정기적으로 장서 유무를 확인하고 그중에 제적할 책을 골라냈던 기억이 납니다.


📌OO대학교 장서 -> 2006년 12월 OO대학교 중앙도서관 제적📌

그렇게 도서관 장서에서 제적된 책이 헌책이 되어 헌책방으로 흘러들어온 거죠.

OO대학교 도서관에 길게는 45년 정도 머문 책이 제적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죠?

2020년에 개정된 도서관법을 살짝 찾아보니 도서관 자료의 폐기 및 제적의 기준은 다음과 같더라고요.


🔖

가. 이용가치의 상실 여부

나. 훼손, 파손 또는 오손

다. 불가항력의 재해·사고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한 도서관자료의 유실

라. 그 밖에 도서관의 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여 정하는 사항

🔖


위의 책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책이 훼손되거나 파손 또는 오손되지는 않았으니 아마도 '가'번인 '이용가치의 상실 여부' 항목이 유력해 보입니다. 

하지만 윤성근 작가님이 <헌책 낙서 수집광>에서 말씀하셨듯이 "책 속 흔적이라고 하는 것은 헌책에서만 찾을 수 있는 특별한 보물"입니다.

60년이 훌쩍 지나 '장서'와 '제적도서' 도장이 한꺼번에 찍힌 싸르트르(사르트르 아님!)의 세로쓰기 희곡집을 헌책방 외에 어디서 만나볼 수 있겠어요? 💜


역자가 쓴 해설 또한 뭔지 모르게 명문입니다.

 

KakaoTalk_20230216_114108867_03.jpg

 

"쟝 폴 싸르트르(Jean-Paul Sartre)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실존주의 문학의 거성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작가임엔 틀림이 없다. 

사람은 한 마디로 싸르트르의 실존주의 문학에 대하여 이야기할 수 없겠으나 구태여 말해본다면 '실존은 본질에 선행한다.' 

 

다시 말하면 인간은 자연의 노예도 아니요, 인간의 휴매니티는 결정되어 있지도 않고, 

인간은 삶을 영위하면서 그의 미래의 본질을 창조하고 인간은 세계 속에 자기를 투신하고, 

그 속에서 괴로워하고, 그 속에서 싸우면서 점차 자기의 본질을 결정짓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숙명론에서의 탈피, 그것은 마치 행위의 철학이기도 하며 그 행위만이 우리들 인간 실존의 참된 뜻을 부여하고 우리들의 영원한 참된 모습을 건설한다는 것이다. 

만약 휴매니티에 대한 생각이 결정지어져 있지 않다면 인간은 무엇으로써 행위할 것인가?

끊임없이 선택의 의무 속에서 사회참가를 해야 한다면 그의 태도가 어떤 의미에서 그의 문학하는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싸르트르는 희곡 작품을 통하여 암암리에 그의 철학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에 우리들은 착안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여기 수록한 <무덤 없는 주검>은 1946년 11월 8일에 안뜨완느 극장에서 상연한 작품으로서 지금은 영화화까지 된 작품이다. 

 

<무덤 없는 주검>은 제2차 대전중 프랑스의 해방을 위하여 싸운 반독 저항 운동자에 대하여 

대독 협력자가 가한 고문의 잔인성과 고문을 받는 저항 운동자들의 인간적인 고민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대독 협력자들의 야수와 같은 행위에 항거하고,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인간들은 

끝까지 그들은 참다운 인간으로 살려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을 표현한 작품이며 

정신적인 자유, 참다운 인간애로써 갖은 고초를 이겨 내려는 그 과정을 묘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휴매니티! 이상 60년이 넘은 헌책 이야기였습니다.

Total : 61개 (page : 2/5)

1 2 3 4 5
서울책보고 소개 소장자료 안내 문화프로그램 고객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