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_META_TITLE_ 휴관일입니다.



책이 보물이 되는 복합문화공간 서울책보고

오직서울책보고

《무진기행》이 처음 발표된 잡지

작성일
2022.01.20.
조회수
592

<사상계> 1964년 10월호

 

《무진기행》이 처음 발표된 잡지

인스타그램 소개일 : 2021년 5월 28일

  

안녕하세요. 

서울책보고에만 있는 희귀하고 놀랍고 의미 있는 혹은 재미있는 책을 소개하는 '오직서울책보고'가 여러분을 만나러 왔습니다. 

오늘은 여느 때보다 조금 더 특별한 책을 가지고 왔는데요. 

한두 달 전에 대학생 혹은 대학원생으로 보이는 분께서 데스크에 문의를 해주셨어요. 

《사상계》1964년 10월호와 1965년 6월호가 있는지 말이죠. 

아마도 국문학을 공부하는 분이신 것 같았는데, 

소설가 김승옥이 처음 《무진기행》과 《서울 1964년 겨울》 을 발표한 호수를 찾고 계셨던 거였어요. 

아쉽게도 당시에는 서울책보고가 보유한 1960년대 《사상계》 중 그 두 권이 없었더랬죠. 

그래서 내내 마음에 품고 있다가... 


지난 5월 10일, '헌책방 비디오 산책' 촬영차 방문한 신촌의 한 책방에 

 두 권의 《사상계》가 있는지 문의드려봤어요. 

그 헌책방은 특별히 옛날 문예지가 벽면 가득 빼곡하게 차 있던 곳이었거든요. 

그 두 호수의 《사상계》가 있는지 찾아봐 주신다고 하셨는데, 

이내 그 성실한 헌책방 대표님께서 1965년 5월 호는 없고, 

1964년 10월 호는 갖고 계시다고 연락을 주셨죠. 

 

그래서 드디어 품게 된 《사상계》 1964년 10월 호! 

바로 김승옥의 《무진기행》이 처음 발표된 잡지랍니다. 

 


KakaoTalk_20210528_121615309_01.jpg

 


KakaoTalk_20210528_115334706_01.jpg

 

'新春文藝當選作家短篇選(신춘문예당선작가단편선)'이라는 꼭지에 

한자로 '霧津紀行(무진기행)'이라 적힌 제목과 

'金承鈺(김승옥)'이라 적힌 작가명이 고풍스럽고, 

펜으로 아무렇게나 그린 듯 뭔지 모르게 멋진 삽화가 눈길을 끕니다. 

 


KakaoTalk_20210528_115334706.jpg

 

"뻐스가 산모퉁이를 돌아갈 때 나는 <무진 Mujin 10km>이라는 이정비(里程碑)를 보았다."

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1964년 버전의 무진기행. 

후에 많은 문학청년들이 필사할 작품이 될 이 단편소설은 

세로쓰기와 60년대식 외국어 표기로 세상에 처음 선을 보입니다. 

이와 더불어 서울책보고에 있는 다른 《무진기행》도 소개하고 싶네요.  

 


KakaoTalk_20210528_121615309_04.jpg

▶ 《김승옥 소설 전집 1권》(1995년 초판), 문학동네, 숨어있는책(3,000원)

 


KakaoTalk_20210528_115334706_04.jpg

▶ 《무진기행》, 《김승옥  소설 전집 1권》(1995년 초판), 문학동네, 숨어있는책(3,000원)

 


KakaoTalk_20210528_121615309_07.jpg

▶ 《무진기행》(2017년 2판 35쇄), 민음사,  서적백화점(4,500원)

 

이 책에는 특별히 1980년 초판본에 실렸던 작가의 말이 실려 있습니다.

 


KakaoTalk_20210528_115334706_05.jpg

 

소설이란 추체험의 기록,

있을 수 있는 인간관계에 대한 도식,

구제받지 못한 상태에 대한 연민,

모순에 대한 예민한 반응,

혼란한 삶의 모습 그 자체.

나는 판단하지도 분노하지도 않겠다.

그것은 하느님이 하실 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이 의미 없는 삶에

의미의 조명을 비춰 보는 일일 뿐. 


시대가 거듭되어도 계속 읽히는 《무진기행》. 

하지만 발표된 지 60년이 다 되어가는 이 소설 또한 시대가 달라지며 계속 새롭게 읽혀야 하겠지요. 

중산층 남성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이 소설을 

저 또한 청소년기에 뭣도 모르고 읽었을 때와 

성인이 되어 읽었을 때 다가오는 의미가 많이 달랐거든요. 

특히 주인공 윤희중에게 그저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풍경 정도로 여겨진 

여성 하인숙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구한 지금, 

그 국문학도에게 연락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이 소중한 자료를 읽고 2021년의 젊은 문학도가 그만의 관점으로 또 새롭게 이 소설을 읽어내기를 바라면서요. 

 


KakaoTalk_20210528_121615309_05.jpg



KakaoTalk_20210528_121615309.jpg

 

 

Total : 61개 (page : 1/5)

1 2 3 4 5
서울책보고 소개 소장자료 안내 문화프로그램 고객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