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서울책보고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인스타그램 업로드_2023년 2월3일

 

 

서울책보고에만 있는 희귀하고 놀랍고 의미 있는 혹은 재미있는 책을 소개하는 오직서울책보고 2월에 인사드립니다. 🌷

 

1월 말 즈음이면 생각나는 작가가 있습니다.

2021년에 10주기를 맞아 많은 행사와 기념 출판물이 나오기도 했던 작가로, 그해에 저희 서울책보고도 이 작가 특집 랜덤박스를 많이 만들었죠.🎁

그렇게 생각나는 1월의 작가는 바로 박완서 선생님입니다.💜

1월 22일에 돌아가시기도 했고, 몇몇 작품 때문인지 겨울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소설가라는 느낌도 있죠.⛄️

 

그뿐 아니라 서울책보고에 들어오는 헌책 중 작가 기준으로 그 입고 수량을 봤을 때 최소 5위 안에는 거뜬히 들어가는 작가가 바로 박완서입니다.

서울책보고에 책을 주시는 30여 헌책방 서가 중 박완서 작가의 작품이 없는 서가는 거의 없을 거예요.😉

같은 작품도 출판사와 출판 연도, 책 디자인이 모두 다른 다양한 버전이 공존하는 게 서울책보고 서가랍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큰 출판사가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총결산한 완전판 시리즈가 아니라

1989년에 삼진기획에서 나온 초판 그대아직도꿈꾸고있는가를 가져와 봤어요.

이 작품은 1989년부터 1990년까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지켰으며,

1990년에는 KBS 드라마로, 2003년에는 MBC 드라마로 제작 및 방영된 작품이기도 하죠.📺

이 작품은 지금은 역사 속 유물과 같은 그 이름 호주제를 소재 삼아 가부장제의 문제를 공론화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데요.🌈 

세계사 출판사에서 이 작품이 결정판으로 다시 나올 때 이런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에는 가부장적 전횡을 여성의 입장에서 파헤쳐온 작가적 역량이 생생한 캐릭터 속에 녹아들어 있다.

특히 사회 깊은 곳에 내재되어 있던 여성 해방 욕구를 행정적, 법적 제도와 엮어, 전통적 권력과 제도적 권력에

움츠려 있던 대중과의 소통을 효과적으로 성공시킨 것으로 평가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당시 1990년 경향신문 기사에도 올해 서점가를 통해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이 책이라는 기사도 있었습니다. 

초판본에 붙은 작가의말은 어느 책이든 소중하고요. 🖋️

 

"이건 대단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한 평범한 여자가 꿈에서 깨어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아직도 꿈을 못 버린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꿈으로부터 배반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꿈을 창출해내는 게 어찌 여자들만의 일이겠습니까. 

인간의 운명이지요. 

 

…무사안일한 일상이 계속되어 남들이 행복하다고 봐줄 땐 솔직히 말해서 쓰는 일이 지겨웠습니다. 

써지진 않는데 원고 독촉은 빗발칠 때는 아유, 지긋지긋해, 소리가 입에 붙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뜻하지 않게 닥쳐온 무서운 고통과 절망 속에서 겨우 발견한 출구도 쓰는 일이었으니까요. 

 

…끝으로 이 소설을 연재해 준 여성신문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꾸밈없는 구어체 문장에서 박완서 선생님의 캐릭터를 읽을 수도 있고,

글쓰기에서 출구를 발견한 진심도 읽히고, 이 소설이 여성신문에 연재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이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집필되었다는 점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80년대 중후반부터 90년대까지 서울의 한 동네에 살며 중산층 여성의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많이 쓰셨더랬죠.🧐

 

 

다양한 판본이 있어 흔하게 느껴지지만, 또 초판만의 소중한 느낌을 간직한 이 책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박완서 선생님의 작품이 그리울 때, 서울책보고에 오시면 가장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