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
지금까지 많은 철학자와 사회학자들이 근대에 관한 거대한 이야기들을 해왔다. 『청바지 인류학』의 저자 다니엘 밀러는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구체적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맞춰내는 것이 아니라, 아주 구체적인 사물을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그려낸다. 다니엘 밀러는 근대적 자아를 철학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사람들의 구체적인 일상은 종종 법 체계나 경제 체제, 정치적 과제나 욕망 등과 같은 거대하고 추상적인 논의 속에 함몰되기 일쑤다. 그러나 저자는, 회사나 파티에 가기 위한 옷을 고민하고, 몸매가 멋있게 보이는 옷을 찾고, 애인과의 관계를 고민하고, 물건을 구입하고 버리면서 환경을 생각하는 우리의 일상을 다루면서 근대성의 핵심을 건드린다. 개인은 어떻게 해서 청바지가 전 세계에 퍼졌는가? 어떻게 해서 사람들이 청바지를 통해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동시에 불안, 저항, 거부를 표출하는가? 청바지는 몸을 어떻게 드러내는가? 어떻게 해서 청바지가 사회마다 지역마다 다양한 문화 양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청바지를 통해 지역적인 것과 전 지구적인 것이 어떻게 연결되는가? 청바지를 입는 것은 동질적인 문화 현상인가? 이 책에 등장하는 여러 질문과 해석을 통해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구체적인 모습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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