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
밥 짓는 작가 왕찬현이 펼치는
홈메이드 리얼리티 연하 남편 주부 스펙터클 에세이
“누나와 함께라면,
소소한 부부 일상도 로맨틱 스릴러!”
풋풋한 신혼의 결혼 생활과 전업주부의 삶이 이토록 험난하고 흥미로우며, 파란만장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니! 브런치 연재를 통해 재기 넘치는 글을 선보여온 왕찬현(필명 고무라면)의 첫 에세이 『연하이고 남편이고 주부입니다만』은 제목처럼 연하 남편이자 주부로 살아가는 저자 자신이 현실에서 겪고 고민하고 헤쳐 나가야 했던, 소소하지만 보기에 따라선 스펙터클한(!) 좌충우돌 일상을 시트콤처럼 담아내고 있다. 누구나 서툴게 출발하는 결혼 생활은 신혼의 단꿈으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때론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가 되고, 웃음 터지는 코미디가 되며, 고단한 서바이벌이 된다. 물론 로맨틱한 전쟁이 사납게 치러지기도 한다. 『연하이고 남편이고 주부입니다만』을 채우는 에피소드 44편에는 결혼 후 직장을 관두고, 대학원생이자 전업주부로 일상을 꾸려 가는 89년생 연하 남편 주부의 흥미진진 인생사가 펼쳐진다.
연하 남자친구가 대세라고들 하지만, 연하 남편은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조금 낯설고 신기한 존재로 인식되곤 한다. 더욱이 주부 타이틀을 거머쥔 저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과의 낯선 조우부터 감당해야 했다. 전업주부인 남편을 그저 ’백수‘로 몰아보는 편견 가득한 세상의 눈초리로부터 우선 당당해져야 했던 것. 그래서일까.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이웃 남편과의 소리 없는 눈인사는 결연한 동지애를 방불케 한다. 홀로 속옷 빨래를 정돈하고, 장보기와 쇼핑 노하우를 습득해 가며, 남겨진 음식과 주부 다이어트를 처절하게 고민하는 동안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되묻기도 한다. 그리고 대학원에 진학한 남편을 위해 온전히 가정 경제를 떠맡은 아내를 기다리며 보양식으로 백숙을 끓이고, 끼니마다 식사 거리와 집 안 청소를 걱정하는 그는 어느새 제법 연륜 갖춘 주부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에 이른다.
이 책에는 초보 남편이자 서툰 주부로서 맞닥뜨리는 평범한 세상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는 동시에 과거 연하의 연인으로 저자가 고스란히 겪었던 남다른 연애의 기승전결이 빼곡히 담겨 있기도 하다. 독자는 글을 읽는 중간중간 웃음기를 머금은 채 잠시 묻어 두었던 연애 세포를 깨우게 될지도 모른다.
책장을 넘기며 내 결혼 생활을 돌아보았고, 차차 내 생활에 필요한 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연하이고 남편이고 주부입니다만』은 예비부부, 현재 부부 혹은 결혼에 부정적인 사람, 누구에게나 흥미로운 대리 경험을 선사한다. 이들처럼 지낸다면, 행복은 먼 나라의 외국어가 아니라, 조금의 양보와 조금의 헌신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나처럼 깨달을 것이다.
_ 소설가 최민석, 추천의 글 중에서
표지와 본문에 귀여운 그림을 담아낸 기해경은 왕찬현 저자의 아내다. 평범한 직장인인 그녀는 취미로 일러스트를 그리다가 남편의 첫 책에 직접 삽화를 그리며, 본의 아니게 일러스트 작가로 데뷔하게 됐다. 다분히 아마추어다운 감각이 느껴지는 그림들이지만, 에피소드마다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애정 넘치는 그림을 완성해 주었다.
에세이 『연하이고 남편이고 주부입니다만』 말미에는 저자의 의도에 따라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상연하 커플을 위한 노하우를 Q&A 형식으로 대방출하는 ‘연상연하 롱디 커플의 고민상담소’ 지면을 부록으로 덧붙였다. 동시대를 살아가며 사랑을 꽃피우는 21세기 청춘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보탠 것. 재기발랄한 말센스와 함께 독자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저자의 화법은 읽는 재미를 더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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