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
1936년 8월 14일 베를린 그뤼나우 조정경기장에 히틀러를 비롯한 나치 정권의 고위층들과 7만 5천여 명의 군중들이 모였다. 조정경기의 하이라이트인 에이트 종목의 결승전이 진행 중이었다. 스피커를 통해 장내 아나운서가 소리를 질렀다. "이탈리아! 독일! 이탈리아! 아… 미국! 이탈리아!"불과 1초 사이에 독일, 이탈리아, 미국의 보트가 모두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를 지켜보던 히틀러가 한쪽 주먹을 불끈 쥐며 어깨 높이로 들어올렸다. 괴벨스는 펄쩍펄쩍 뛰었다. 헤르만 괴링은 무릎을 치며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군중은 계속해서 "독-일! 독-일! 독-일!"을 외쳐댔지만 누가 이겼는지는 아직 아무도 몰랐다. 마침내 스피커에서 지지직 하는 소리와 함께 공식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이 금메달, 이탈리아가 은메달, 독일이 동메달이었다.
마치 수도꼭지를 확 잠가버린 것처럼 군중의 외침이 뚝 끊겨버렸다. 히틀러는 아무 말 없이 돌아서서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괴벨스와 괴링도 서둘러 그를 뒤따라갔다. 이날의 경기 상세 내용과 히틀러와 그 측근들의 모습은 당시 촬영된 사진과 뉴스영화에 남아 미국의 논픽션 작가 대니얼 제임스 브라운이 <1936년 그들은 희망이 되었다>를 집필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됐다.
이 책은 미국 역사상 가장 절망적이던 대공황기의 한가운데서 역경을 헤치고 희망을 쟁취한 사람들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는 미국 서부에서 자라난 노동계급 출신의 아홉 청년이 진정한 용기의 의미를 전 세계 앞에서 증명해보인, 가능할 법하지 않은 실화에 대한 구체적인 기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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