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는, 내가 누구인지를 먼저 깨닫는 작업과 더불어 ‘나’라는 인물을 형성한 사회 배경을 이해하는 작업이 또한 필요할 거예요.
나-사회가 만나는 지점에서 떠오를, 내 삶의 의미와 로드맵, 생년문고에서 한 번 찾아보세요.
특정 해에 나온 문예지와 사회비평지, 문학과 인문교양서를 묶은, 서울책보고 생년문고.
[생년문고] 1984년 #나는_고양이로_태어나리라
안녕하세요. 6월 두 번째 생년문고입니다! 지난주에 말씀드렸듯이 유월에는 1980년대 생년문고를 준비했는데요. 80년대생 분들은 이번 달 생년문고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언제 또 80년대가 올지 모르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오늘은 생년문고로 자주 등장하지 않았던 1984년을 주제로 만들어봤어요!
#1984 는 #조지오웰 때문에 유명한 해이기도 하고, 오웰의 #디스토피아 전망이 “절반만 맞았다”라며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예술가 #백남준 의 #굿모닝미스터오웰 이란 TV쇼가 전 세계에 방송된 해이기도 합니다. 백남준은 당시 방송에서 이런 인사를 건넸다고 하죠.
“굿모닝, 미스터 오웰, 당신을 만날 시간이에요. (중략) 빅브라더는 당신을 지켜보고 있지 않아요. 하지만 텔레비전은 우리의 뇌를 먹지요. 말해봐요, 난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죠? 여러분, 난 지금 여러분의 뇌를 먹고 있어요. 하지만 조지, 당신은 오버했던 것 같아요. 어떤 것들은 아직 남아 있어요. 봐요, 당신은 좀 틀렸어요.” _오미환, ‘“오웰, 당신은 좀 틀렸어요”...그리고 30년’, 한국일보 2014년 7월 20일 기사.
1984년은 예술 영역에서 핫한 해였네요. 세계가 이렇게 1984에 반응하는 이때, 한국 문단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저는 오늘 생년문고에 들어간 ’84 신춘문예 관련 책의 왼쪽 날개에 적힌 이 문구로 한국 문학의 1984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84년에도 여명의 새벽 안개를 헤치며 일선의 앙팡테리블이 한국 문단의 광장에 진주해왔다.
와우. 한국의 1984년에는 여명의 새벽 안개를 헤치며 일선의 #앙팡테리블 이 걸어온 것도 아니고 무려 한국 문단의 광장에 #진주 해왔네요. *진주하다: 군대가 쳐들어가거나 파견되어 가서 주둔하다.* 앙팡테리블 좀 무섭... 아무튼 이토록 무섭게 진주해온 앙팡테리블의 시 제목에서 오늘 생년문고의 표제를 잡아보았습니다.
1984년 #나는_고양이로_태어나리라 (4권/13,000원)
한국 문단의 광장에 진주해온 앙팡테리블인데 시 제목은 참으로 감각적이네요! 제목 뿐 아니라 시도 세련된 감각이 흘러넘칩니다. 앞부분만 살짝 볼까요?
이 다음에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 윤기 잘잘 흐르는 까망 얼룩고양이로 / 태어나리라 / 사뿐사뿐 뛸 때면 커다란 까치 같고 / 공처럼 둥굴릴 줄도 아는 / 작은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 나는 툇마루에서 졸지 않으리라 / 사기 그릇의 우유도 핥지 않으리라 / 가시 덤불 속을 누벼 누벼 / 너른 벌판으로 나가리라 / 거기서 들쥐와 뛰어놀리라 / 배가 고프면 살금살금 / 참새 떼를 덮치리라 / 그들은 놀라 후다닥 달아나겠지 / 아 하 하 하 / 폴짝폴짝 뒤따르리라 (후략)
1980년대 중반이라는 시대를 생각하면, 이토록 생기발랄하고 감각적인 시가 신춘문예로 등장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시어에 의미 부여하기 좋아하는 누군가에게는 이 시가 도발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을까요? 시대와 역사를 읊어도 모자를 판에 이토록 한가한(!) 고양이 시라니~!! 라고 하신 분은 안 계셨나 모르겠어요. 하지만 시대를 관통(?)하지 않은 시를 쓰셔서인지, 1984년에 등단한 이 여성 시인 H는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시를 쓰는 우리 시대 대표 시인 중의 한 분이 되셨답니다. 곧 시력(詩力) 40년을 맞이할 이 시인의 풋풋한 첫 시와 등단할 때의 사진, 너무너무 귀여운 당선 소감까지 실려 있는 이 소중한 책이 오늘 생년문고에 들어있답니다.
이 외에도 1984년 문예지 한 권이 들어있습니다. 이 문예지는 #세계문학 을 다루던 잡지였는데요. 특별히 이번 호는 제3세계 문학을 다루고 있어 의미가 깊습니다. #정현종 #최승자 #이성복 의 시가 들어있는 건, 과분한 덤이고요. 그리고 1980년대의 엄중한 분위기를 앞표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느낄 수 있는 문예지도 한 권 들어있습니다. 이 문예지는 특집 기획부터 #80년대란_무엇인가 네요!(비둘기) 마지막으로 #컬러판 어린이용 #고전명작 이 한 권 들어있습니다. 80년대 스타일의 삽화와 번역이 매력적인 이 어린이책은 84년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답니다.
1984년생인 당신, 아니면 1984년생 지인을 둔 당신,
혹은 1984년의 문예 감수성을 느껴보고 싶은 당신,
한 번 주문해 보시겠어요?
(별)서울책보고 홈페이지>서울책보고 온라인헌책방>북큐레이션>생년문고(별)
#서울책보고 #서울책보고_생년문고 #생년문고 #1984 #1984년 #1984년생 #고양이 #옛날잡지 #레트로 #민족통일 #신춘문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