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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보물이 되는 복합문화공간 서울책보고

오직서울책보고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_서울의 달빛 0장

작성일
2022.07.07.
조회수
690

 

오직서울책보고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_서울의 달빛 0장

인스타그램 업로드_2022년 2월 11일

 

여러분, 오랜만입니다. 

서울책보고에만 있는 희귀하고 놀랍고 의미 있는 혹은 재미있는 책을 소개하는 

오직서울책보고 2022년의 첫 책 들고 찾아왔습니다.


2022년 첫 책으로 어떤 책을 소개하면 좋을까 고심하며 

서울책보고 서가를 둘러보던 저는 얼마 전 이상문학상 대상에 

소설가 손보미의 '불장난'이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생각나 문득 이 책을 떠올렸답니다. 

이상문학상이 발표되는 시기 즈음에 이 책을 소개하면 정말 좋겠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조금 늦었지만...)

 


김승옥1.jpg

 

 

제1회 이상문학상수상작품집 

_서울의 달빛 0장

 

 


김승옥2.jpg

 

제가 떠올린 책은 바로 《1977년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입니다. 

여러분 혹시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가 누군지 아세요? 

바로 소설가 김승옥이랍니다.

 

1960년대에 소설가 김승옥의 작품을 평하며 당시 문학평론가 유종호는 '감수성의 혁명'이라는 표현을 썼고, 

곧 김승옥은 60년대 문단의 기린아로 떠오릅니다. 

지금까지 '감수성의 혁명'이라는 찬사는 소설가 김승옥을 칭하는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죠.

 


김승옥3.jpg

 

비록 지금 세대는 '김승옥'이라는 이름을 잘 모를지 몰라도, 

적어도 그의 수상작 '서울의 달빛 0장'은 완독하지 않은 사람도 

제목 정도는 들어본 유명한 작품일 거예요. 

 


김승옥4.jpg

 


'형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김승옥5.jpg


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김승옥 작가의 여타 작품이 그렇듯 

지금의 젠더 감수성으로는 조금 낯설게 읽히는 장면들이 더러 있답니다. 

60년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감수성이었던 어떤 세계도 

50여 년의 시간이 지나면 새롭게 읽혀야 하나 봅니다. 

그 와중에 지금까지 반짝반짝 빛나는 문장을 한 번 소개해볼게요. 


"찢어진 통장의 종이조각들만 마음의 쓰라린 파편으로서 땅바닥에 널려져 있었다. 

나 역시 그 여자와의 완전무결한 몌별(袂別)을 처음으로 실감했다. 

증오의 고통도 함께 찢겨져버린 것이다."


앗. 이 문장을 읽고 나니, 

뭔가 그저 '내 마음도 갈기갈기 찢겼다'라고 

관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표현이 통장을 만나 그 구체성을 가지게 되네요. 

제 마음도 땅바닥에 널려 파편화된 것만 같습니다.


이런 문장은, "알루미늄처럼 하얀 표정이었다."('생명연습'·1962),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恨)이 있어서 매일 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내놓은 입김과 같았다."('무진기행')

와 결을 같이 하는 소위 '감수성의 혁명'에 해당하는 문장이겠죠? 

 

당시 이상문학상 선정이유 한 번 읽어볼게요. 

 

"김승옥 작 '서울의 달빛 0장'은 

뛰어난 통제력과 도식성에 흐르지 않은 풍부한 문학적 상상력으로 

우리의 동시대적 인간의 문제를 그려낸 작품일 뿐만 아니라, 

그 표현문체와 형식에 있어서도 참신하고 탄력있는 형식미를 부여하고 있다." 

 


김승옥6.jpg


이 책은 1989년에 나온 28판으로, 

1977년에 나온 초판과 비교하면 판형과 디자인이 조금 다릅니다. 

비록 초판은 아니지만, 

지금의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과는 사뭇 다른 80년대만의 느낌을 

오롯이 간직한 복고풍의 앞표지를 소장하실 수 있어요. 

 


김승옥7.jpg


본상수상작 외에도 독자추천작으로 최인호의 '두레박을 올려라', 

학계인사 추천작으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한수산의 '파초'가 실려있고, 

신문 문화부 기자 추천작으로 이병주의 '정학준', 이청준의 '지배와해방', 

비평가 추천작으로 박완서의 '조그만 체험기'와 윤흥길의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등 

8편이 실려있어 작가 라인업만 봐도 소장가치 충분한 작품집이란 생각입니다. 


비록 세로쓰기에 한자의 향연이 펼쳐져 있는 오래된 책이지만 

무려 《1977년 제1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으로서 그 의미가 깊은 자료입니다.


책날개에 적힌 

"한국 소설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오늘의 작가는 누구인가 

한국 소설 문학의 깊이와 넓이를 재는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이라는 예스러운 문구조차 당대를 보여주는 하나의 표지로서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제45회 2022년 이상문학상 작품집과 나란히 

45년 전 제1회 1977년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두고 감상하면서 

한국문학의 역사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문학 읽기를 해보면 어떨까요?  


남문서점 / 2,000원 

 

 

Total : 60개 (page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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