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서울책보고
1993년 버전, 마르께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인스타그램 업로드_2022년 6월 3일
서울책보고에만 있는 희귀하고 놀랍고 의미 있는 혹은 재미있는 책을 소개하는
오직서울책보고 유월 첫 주에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저는 지금 2022서울국제도서전에 나와 있어요.
이번에 서울책보고가 국제도서전 홍보부스에 참여했거든요.
이번 주말에 혹시 국제도서전 놀러 오실 분들 계시다면 서울책보고 부스에 들러주세요. (코엑스A홀/K11)
다양한 이벤트와 선물 준비해놓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서울국제도서전은 '국제' 도서전인 만큼,
매년 주빈국을 선정해 그 나라의 문학과 작가, 출판계 이야기 등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데요.
이번 2022년 서울국제도서전 주빈국은 바로~ 콜롬비아 랍니다.
도서전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
콜롬비아: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형제의 나라
라는 멘트가 써 있네요.
정말 고개를 끄덕끄덕할 수밖에 없는 게 콜롬비아는 바로 이 사람,
《백년의 고독》의 가브리엘 마르케스를 배출한 나라이기 때문이죠.
여러분 마르케스는 몰라도 《백년의 고독》은 어디선가 한 번쯤 다 들어보셨죠?
다들 제목도 들어보고, 책 좀 산다고 하시는 분들 책장에 한 권씩은 꽂혀 있으며,
더 나아가 그래도 처음 다섯 장(!) 정도는 읽었을 바로 그 책.
처음 다섯 장을 읽고 우리는 생각하죠.
"이제 도대체 무슨 소리????"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소설 세계와 너무나도 이질적인
남미의 그 유명한 마술적리얼리즘 대표 작가 마르케스의 이 소설이
서울책보고에 1993년 버전으로 있더라고요.
노란색 앞표지에 강렬한 빨간색 폰트의 선명한 바탕체로 새겨져 있던 바로
《백년 동안의 고독》!!! 네, 작가 이름도 NOT 마르케스, '마르께스' 이것이 바로 90년대식 번역 감수성이죠...
그 기세도 당당하게 '노벨문학상 수상작'이라고 앞표지에 새겨넣는 패기는 덤.
그럼 1993년의 역자가 쓴 '책머리에' 한 번 살펴볼까요.
*
"백 년 동안의 고독! 애정이 없는 삭막한 곳에는 고독만이 감돈다.
물질과 허영만을 추구하는 곳에는 안정과 행복은 없다.
서른 두 번의 반란을 일으켜 그때마다 실패한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무의미한 전쟁을 청산하고 작업실에 들어박혀 (글쓴이 주-'틀어박혀' 아니고??(땀))
금세공을 하는 옛 생활에서 안정을 되찾듯이,
물질만을 쫓는 현대에 사는 우리는 애정을 되찾아야겠다.
그리고 무의미한 전쟁,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 땅에서 재연시키지 말아야겠다."
_역자 씀, '책머리에' 중에서, 『백년 동안의 고독』
*
"애정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동족상잔의 비극을 이 땅에서 재연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역자의 심플하고 한국적인 결론이 눈에 띕니다.
사실 마르케스의 이 소설은 뭐라 한마디로 정리하기 어려운
"라틴아메리카의 창세기이자 묵시록"인데요.
어쩐지 90년대스러운 단순한 결론이 또한 이 책의 귀여운(!) 지점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네요.
1993년판인 이 책 안에는 '2002학년도 02학번 2학기 제2차 학년총회' 문서가 들어있더라고요.
그런데 인상적인 게 이 문서 제목에 '2'가 유독 많다고 느끼는 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심지어 이 문서에 찍힌 날짜까지도 '2002년 12월 2일 월요일'. 이네요.
'20'년 전의 문서에 뭔가 '2'의 향연이 가득해서 더 마술적 리얼리즘이 느껴지는
1993년판 《백년 동안의 고독》!
여러분~, 지금 이 마술적 리얼리즘의 고장 '콜롬비아'가 주빈국인
2022년 '서울국제도서전'에 많이많이 놀러오세요.
서울책보고도 다양한 이벤트를 가지고 코엑스 A홀 K11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