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1991년 「현대시」 신인상으로 등단한 이옥진 시인의 첫 장편소설. 눈 내리는 밤의 이별 같은 감성이 충만한 소설이다. 여교수인 다린과 친구이자 소설가인 혜빈이 중심축인 이 소설은 여성이 지극히 한 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거니와 강압적이고 남성주의에 함몰된 사회 속에 구속된 삶의 행로를 뒤쫓고 있다.
일과 명예욕에 집착하고, 심지어 불륜까지 저지르는 남편 때문에 고민하는 다린이 파리에서 옛 애인 철진을 만나 추억을 반추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시인이자 유부남인 정호를 사랑한 혜빈이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현실의 간극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여정이 드러나면서 한층 사건은 고조된다.
작가는 끊임없이 탐색한다. 사랑은 모두 아름다운 것일까? 그렇다면 육체적 정신적 불륜도 아름다운 사랑의 변주곡일까? 그렇다면 현실 속에서의 진정한 사랑은 얼마나 힘을 발휘할까? 대답은 쉽지 않다. 때문에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하여, 허위와 가식의 세계를 향하여, 작가의 외침은 미래지향적일 수밖에 없다. '나는 내일이면 이 남자를 떠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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